관계회복 프로그램과 학교장 자체해결은 법이 묶어 두지 않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관계회복을 도와드리려면 자체해결에 먼저 동의하셔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서명하신 보호자들이 계십니다.
법은 그렇게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의2 제3항은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는 경우에도 학교의 장이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권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자체해결 동의가 관계회복 프로그램의 법률상 필수요건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실제 학교 절차에서는 두 과정이 함께 안내되거나 진행되기도 합니다. 관계회복 참여 의사와 심의위원회 개최 의사는 나누어 밝히시는 편이 좋습니다. 학교가 관계회복을 제안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보호자님들이 이 무렵 가장 많이 검색하시는 표현 중 하나가 '학폭위 절차'입니다. 실제로 궁금한 것은 절차 전체가 아니라 하나입니다. 지금 내미는 이 동의서에 서명해도 될까요?

핵심 정리
- 자체해결은 법이 정한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을 때만 가능합니다.
- 진단서는 요건 판단의 핵심 자료입니다. 2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가 발급되었는지, 판단 당시 학교가 그 사실을 알았는지가 문제됩니다.
- 동의하고 종결되면 같은 일로 다시 심의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교육부 지침이 예외 두 가지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 학교가 말하는 14일은 교육부 지침상 학교의 처리 기준입니다. 보호자가 그 안에 서명해야 한다는 규정은 법에 없습니다.
확인할 것
서명을 요청받으신 상태라면, 동의서 문면과 사안조사 결과를 함께 놓고 한 번 점검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1. 이 사안이 자체해결 대상이 맞는지부터
같은 법 제13조의2 제1항은 자체해결이 가능한 경우를 네 가지로 정하고, 네 가지에 모두 해당할 것을 요구합니다.
-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
-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시 복구되었거나, 복구 약속이 있는 경우
-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 신고·진술·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네 가지를 충족한다고 해서 자체해결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건을 채우더라도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면 사안은 심의위원회로 갑니다.
반대로 피해학생 측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체해결이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법은 학교의 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 학교의 장이 자체해결로 진행할지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할지 판단하는 단계가 남습니다. 요건 충족, 피해학생 측 의사, 학교의 장의 판단이 함께 있어야 자체해결로 갑니다.
반대 방향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보호자가 동의하더라도 자체해결로 종결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심의위원회로 넘어갑니다.
세 번째 요건인 '지속적이지 않을 것'은 특히 다툼이 많습니다. 사안을 한 번의 다툼으로 볼지, 이어져 온 괴롭힘의 일부로 볼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언제부터를 하나의 사안으로 묶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습니다.

2. 진단서가 요건 판단을 가장 크게 흔듭니다
첫 번째 요건은 진단서입니다. 조문이 정한 기준은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가 발급되었는지입니다.
실제 다툼에서는 그 진단서가 발급되었는지, 자체해결 여부를 판단할 당시 학교가 그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가 함께 문제됩니다. 자체해결이 적법했는지를 판단 당시의 자료를 기준으로 살핀 하급심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법률이 진단서를 언제까지 내야 하는지, 한 번 낸 뒤 거두어들일 수 있는지를 직접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 안내와 법률 문언은 다를 수 있으니, 들으신 설명이 어느 쪽 근거인지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료를 받는 것과 그 진단서를 학교에 내는 것은 별개의 결정입니다. 필요한 진료를 미루실 이유는 없습니다.

3. 동의하면 닫히는 문, 그래도 남는 문
가장 무겁게 보셔야 할 부분입니다.
교육부 사안처리 지침은 자체해결로 종결된 뒤에는 같은 사안으로 다시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기 어렵다고 안내하면서, 두 가지를 예외로 듭니다. 재산상 손해를 복구하기로 약속했는데 이행하지 않은 경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 경우입니다. 이때는 학교의 장에게 서면으로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법률 조문이 아니라 행정지침입니다. 법에 「자체해결 뒤에는 다시 열 수 없다」는 문언이 있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자체종결 뒤의 후속 심의를 일률적으로 금지할 근거가 없다고 본 하급심 판단도 있습니다. 다시 열 수 있는지는 추가로 확인된 사실의 내용, 앞선 조사의 범위, 절차가 적정했는지를 함께 놓고 판단할 문제입니다.
"아이들끼리 화해하기로 했으니 괜찮겠지" 하고 동의하셨다가, 종결 뒤에도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보고됩니다. 그때 새로운 증거가 없다면 같은 사안을 다시 열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동의한다고 해서 모든 문이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는 정확히 구분하셔야 합니다.
- 심의위원회가 요청하는 보호조치는 그 절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16조 제1항의 조치들은 심의위원회가 교육장에게 요청하는 구조인데, 자체해결이 유지되면 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 분리 조치는 오히려 주의해서 보셔야 합니다. 학교폭력을 인지하면 학교의 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체 없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분리해야 합니다. 시행령 제17조의2는 자체해결 요건 네 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경미한 사안을 그 특별한 사정 중 하나로 정하고 있습니다.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판단이 서면 분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긴급보호는 요청하시면 열립니다. 피해학생이 긴급보호를 요청하면 학교의 장은 심리상담, 일시보호, 치료 및 요양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고, 그 뒤 심의위원회에 즉시 보고해야 합니다.
- 학교안전공제회에 대한 공제급여 직접 청구는 남습니다. 같은 법 제16조 제7항은 학교의 장 또는 피해학생의 보호자가 직접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다만 실제 지급 여부는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치료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 별도의 요건에 따라 정해집니다.
"동의하면 아무 지원도 못 받는다"는 말도, "동의해도 다 받을 수 있다"는 말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닫히고 무엇이 남는지, 그리고 요청해야 열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4. 14일은 누구에게 걸린 기준인가
학교에서 "14일 안에 정해 주셔야 한다"는 말을 들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교육부 사안처리 지침은 학교가 사안을 인지한 뒤 조사와 심의를 마치고 자체해결 여부를 정하거나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하기까지 14일, 필요시 7일 연장의 처리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14일은 학교에 적용되는 처리 기준입니다. 「보호자가 14일 안에 동의서를 내야 한다」는 규정은 자체해결을 정한 제13조의2에 없습니다. 다만 어느 해의 지침이 적용되는지, 기산점을 언제로 보는지는 사안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시간에 쫓겨 결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시면 조사 결과를 서면으로 확인한 뒤에 답하시겠다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같은 법 제14조 제6항은 피해학생이나 보호자가 학교 안 담당 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판단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느끼실 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서명 전 실무 체크리스트
- 확인할 것: 사안조사 결과를 서면으로 받았는지, 네 가지 요건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 학교 설명의 근거가 법률인지 교육부 지침인지
- 정리할 것: 언제부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날짜별 기록, 남아 있는 메시지와 사진
- 결정할 것: 진료를 받을지, 받은 진단서를 학교에 낼지(두 가지는 별개입니다)
- 묻지 않고 넘어가지 말 것: 동의 후에도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무엇인지
- 하지 말 것: 설명을 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서명, 구두 약속만 믿고 종결
🧭 아이 상황과 학교 설명을 함께 놓고 정리해 보실 수 있도록 이룬 변호가이드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law.yirun.kr

자주 묻는 질문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절차 안내이며, 개별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1. 동의서에 서명했는데 되돌릴 수 있나요?
교육부 지침은 같은 사안으로 다시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안내하면서, 재산상 손해 복구 약속이 이행되지 않은 경우와 조사 때 확인되지 않았던 사실이 새로 확인된 경우를 예외로 듭니다. 이때는 학교의 장에게 서면으로 개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법률 조문이 아니라 지침이며, 다시 열 수 있는지는 새로 확인된 사실의 내용과 앞선 조사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2. 가해 학생이 여러 명인데 한 명만 용서하고 싶습니다.
법률은 가해 학생이 여러 명일 때 동의의 범위를 어떻게 볼지 명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교육부 지침은 피해학생이 한 명이고 가해 학생이 여러 명이면 전원에 대해 동의할 때 자체해결이 가능하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사안을 어떻게 나누어 처리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학교의 판단 기준을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Q3. 자체해결로 끝나면 상대 학생에게는 아무 조치도 없나요?
자체해결은 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같은 법 제17조의 가해학생 조치를 부과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다만 학교가 상담이나 교육,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할 수는 있습니다. 기록에 남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이를 고려하셔야 합니다.
Q4. 심의위원회로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던데요.
심의위원회는 교육지원청 단위로 열리기 때문에 자체해결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빠른 종결이 아이에게 더 나은 경우도 있고, 조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마치며
자체해결에 동의할지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빠른 종결이 아이에게 필요한 때가 있고, 조치를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은 정확한 정보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요건이 무엇인지, 진단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동의하면 무엇이 닫히고 무엇이 남는지, 기한이 누구에게 걸린 것인지를 알고 정하시는 것과, 설명을 들은 자리에서 서명하시는 것은 다릅니다.
서명 전에 함께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동의서 문면과 사안조사 결과를 놓고 요건 네 가지 중 어디에 걸리는지 함께 짚어 드릴 수 있습니다.
[네이버플레이스 '장소 삽입' 위젯]
#법률사무소이룬 #학교폭력 #학폭위 #학폭위절차 #학교장자체해결 #학교폭력심의위원회 #학폭처분 #학교폭력예방법 #동탄변호사 #수원변호사 #용인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