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을 검색하시는 부모님이 정말 궁금해하시는 건 하나입니다. "형사처벌을 안 받는다면, 물어줄 돈도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가지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릴수록, 그 책임을 벗기 위해 설명해야 하는 쪽이 부모가 됩니다.

핵심 정리
-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대신 소년부로 넘겨져 심리를 받습니다.
- 형사처벌을 받는지와, 피해자에게 돈으로 배상하는지는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 아이가 아직 어려 자기 행동의 잘잘못을 가릴 정도가 아니라고 보면, 부모가 "나는 아이를 제대로 살폈다"는 것을 직접 보여야 책임을 벗을 수 있습니다.
- 반대로 아이가 그 정도는 가릴 수 있다고 보면, 부모 책임을 주장하는 쪽(피해자)이 근거를 대야 합니다.
1.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소년법은 형벌 법령을 어긴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아이를 형사재판이 아니라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 이때는 검찰을 거치지 않고 경찰서장이 곧바로 관할 소년부로 사건을 보냅니다(소년법 제4조 제2항).
이 경로로 들어가는 인원이 적지 않습니다. 소년보호사건으로 접수된 50,848명 가운데 경찰서장이 곧바로 보낸 인원이 21,887명으로 약 43%입니다(사법연감 2025). 다만 이 수치에는 촉법소년뿐 아니라 우범소년도 함께 잡혀 있어, "경찰서장이 곧바로 보낸 인원"으로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2. 형사처벌과 돈으로 물어주는 문제는 별개입니다
형사 절차는 국가가 벌을 줄지 정하는 영역이고,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돈으로 메우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이 내려졌다고 해서 배상할 책임이 함께 없어지거나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소년부로 갔다고 해서 사건이 흐지부지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해 소년부에서 처리된 51,020명 중 보호처분이 내려진 인원은 30,989명으로 약 61%입니다(사법연감 2025).
대법원 판단에서도 이 구조가 드러납니다. 아이가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그와 별개로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까지 진행되어 판단이 내려진 적이 있습니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

3.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가 설명해야 할 것이 많아집니다
민법은 미성년자가 남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책임이 없다고 정합니다(민법 제753조). 쉽게 말하면 아이가 자기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가릴 만한 정도가 되느냐를 보는 것입니다. 나이만으로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고, 어릴수록 그 정도가 안 된다고 볼 여지는 크지만 사건마다 따로 판단합니다.
아이가 그 정도가 안 된다고 보면, 아이를 돌볼 법적 의무가 있는 사람(보통 부모)이 대신 배상하도록 한 조문이 적용됩니다(민법 제755조 제1항). 이 조문에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가 붙어 있는데, 대법원은 그 뜻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감독의무자 자신이 감독의무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입증하지 아니하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전원합의체 판결). 부모가 "나는 아이를 제대로 살폈다"는 것을 직접 보여야 책임을 벗는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그 정도는 가릴 수 있다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아이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고(민법 제750조), 부모에게까지 책임을 물으려면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그래서 이 일이 생겼다는 점을 주장하는 쪽(피해자)이 대야 합니다(위 93다13605 판결).
정리하면,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가 먼저 설명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어리니까 부모 책임도 가볍겠지" 하는 예상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4. 상담 전 정리해 두시면 좋은 것
- 준비자료: 사건 경위(언제·어디서·무슨 일이 있었는지) · 경찰이나 학교에서 받은 통지서 사본 ·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통화 기록 원본
- 확인사항: 아이의 생년월일과 사건 당시 나이 · 평소 생활 지도 이력 · 비슷한 일이 전에 있었는지
-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절차를 확인하기 전에 상대방과 따로 합의를 진행하지 않기 · 관련 자료를 임의로 지우지 않기
- 기한·절차: 소년부 절차와 손해배상 청구는 각각 시기와 기한이 달라 함께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은 누구에게 배상을 청구하게 되나요?
A. 아이가 자기 행동의 잘잘못을 가릴 정도가 된다고 보면 아이 본인이 배상할 주체가 되고, 부모에게까지 물으려면 상대방이 그 근거를 대야 합니다. 반대로 그 정도가 안 된다고 보면 부모가 배상할 주체가 됩니다.
Q. 부모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도 있나요?
A.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살폈다는 점을 직접 보이면 책임을 벗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이를 보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함께 고려하실 부분입니다.
Q. 몇 살부터 아이가 직접 배상하나요?
A. 정해진 나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행동의 잘잘못을 가릴 정도가 되는지로 봅니다. 같은 나이라도 사건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어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Q. 소년부 절차와 손해배상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나요?
A. 두 절차는 각각 따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확인할 자료와 시기가 서로 달라 나누어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위 답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판단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다릅니다.
마치며
촉법소년이라는 말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지, 아무 책임도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가 먼저 설명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알고 계신 것과 모르고 계신 것은, 이후 대응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이 글과 함께 살펴보면 도움이 되실 글로 소년보호사건 절차 — 우리 아이 사건은 지금 어느 단계일까 · 소년분류심사원 위탁, 소년원행 정해진 건가요 — 기간·면회·부모 준비 · 자녀가 소년부에 송치됐다면 — 소년원 송치 기준과 부모가 준비할 자료를 함께 두었습니다.
소년부로 넘어가기 전 단계, 이미 넘어가 심리를 기다리는 단계, 상대방에게서 배상 요구나 내용증명을 받으신 단계는 준비할 것이 각각 다릅니다. 특히 배상 요구를 받으신 뒤에는 상대방이 요구한 금액의 항목과 근거가 타당한지, 평소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 오셨는지를 어떤 자료로 보일 수 있는지를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결과를 미리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지금 어느 쪽 구조에 해당하고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는 짚어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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