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폭행으로 입건됐다면 — 초범이라는 사실은 출발점이지 도착점이 아닙니다

특수폭행으로 입건됐다면 — 초범이라는 사실은 출발점이지 도착점이 아닙니다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조서에 적힌 죄명이 계속 걸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크게 다투다 벌어진 일인데 죄명란에는 폭행이 아니라 특수폭행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전과가 없는데도 그렇습니다.

이때 먼저 떠올리는 생각은 "초범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입니다. 전과가 없다는 사실도 물론 중요합니다. 다만 그에 앞서 확인할 것은 수사기관이 어떤 사실을 근거로 어떤 법조를 검토하고 있는지입니다. 같은 일을 두고 법은 세 가지 죄명으로 나누고, 그 나뉨이 합의가 할 수 있는 일과 재판에서 권고되는 형량을 함께 정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세 가지가 어디서 나뉘는지, 전과가 없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무게를 갖는지 정리했습니다.


핵심 정리

  • 죄명이 먼저입니다. 단순폭행·특수폭행·공동폭행은 성립 요건도 법정형도 다릅니다.
  • 합의가 하는 일이 죄명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폭행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건이 끝날 수 있지만, 특수폭행과 공동폭행은 그렇지 않습니다.
  • 가중 요건이 증명되지 않으면 단순폭행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정해진 다음에야 처벌불원의 효과가 생깁니다.
  • 합의와 피해 회복은 특별양형인자입니다. 사건을 끝내지 못할 뿐, 양형에서 무겁게 고려됩니다.
  • 형사처벌 전력 없음은 특별감경이 아니라 일반감경인자입니다. 초범이라는 사실 하나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 위험한 물건은 흉기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현장에 있던 물건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1. 같은 "때렸다"인데 죄명은 셋으로 나뉩니다

법은 폭행을 하나로 보지 않습니다.

죄명 더해지는 요건 법정형
단순폭행 (형법 제260조 제1항) 없음 2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특수폭행 (형법 제261조)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5년 이하 징역, 1천만 원 이하 벌금
공동폭행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이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여럿이 함께 때렸다"와 "다중의 위력을 보였다"는 서로 다른 법률요건입니다. 공동폭행은 사람 수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2명 이상이 공동하여로 인정되려면, 같은 장소와 기회에서 서로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용하면서 함께 실행했어야 합니다. 특수폭행의 다중의 위력은 단체를 이루지 못한 다수인의 집합이 그 세력만으로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정도로 인식되었는지를 봅니다. 다만 한 행위에서 두 요건이 모두 인정되는 경우도 있어 서로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죄명이 갈리면 합의가 하는 일도 달라집니다

형법 제260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반의사불벌죄라고 부르는 조항입니다. 문언이 가리키는 것은 단순폭행과 존속폭행뿐이고, 특수폭행을 정한 제261조에는 이를 준용한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공동폭행은 더 분명해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항이 형법 제260조 제3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직접 밝히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단순폭행으로 인정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히면, 수사 단계에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기소된 뒤라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른 공소기각이 문제됩니다. 반대로 특수폭행이나 공동폭행의 요건이 인정되면 처벌불원 의사만으로는 사건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가중 요건, 곧 위험한 물건이나 다중의 위력, 공동의 실행이 증명되지 않으면 최종 적용 법조가 단순폭행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형법 제260조 제3항이 다시 적용됩니다.

다만 순서를 바꿔 읽지는 마십시오. 합의를 했다고 죄명이 내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가중 요건이 인정되지 않아 단순폭행으로 정해진 다음에야 처벌불원의 효과가 생깁니다. 입건 당시 죄명은 수사기관의 잠정적인 판단이고, 최종 적용 법조는 증거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의미를 잃는 것도 아닙니다. 사건을 끝내는 힘은 사라지지만, 처벌불원과 실질적 피해 회복은 양형기준의 특별양형인자입니다. 다만 합의의 내용과 피해 회복의 정도, 범행의 위험성에 따라 반영되는 정도는 달라집니다.


2. 무엇이 "위험한 물건"이 되는지

특수폭행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위험한 물건인지를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도3520 판결). 특수폭행죄를 직접 다룬 사건은 아니지만 그 판단 방법은 형법 제261조에도 참고됩니다.

같은 판결에서 자동차로 다른 차를 충격한 사안은 차량의 크기와 속도, 손괴 정도를 종합해 그 충돌 상황에서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자동차라면 언제나 아니라는 뜻은 아니고, 반대로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휴대하여'의 뜻도 좁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경우를 말하고, 현장에 있는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두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손에 쥐고 있어야 하는 것도, 실제로 사용했을 것까지도 요구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도18812 판결). 특수상해와 특수협박 사건에서 밝힌 법리입니다.

두 판결이 갖는 의미는 두 방향입니다.

첫 번째. 흉기를 준비해 간 경우만 특수폭행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투던 곳에 있던 물건이라도 범행에 쓰려는 의도로 사실상 지배하고 곧바로 쓸 수 있는 상태였다면 휴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반대로 곁에 있었다거나 잠시 만졌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지도 않습니다. 물건의 위험성과 실제 사용 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을 함께 보고, 그 결과 부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사에서 무엇을 어떻게 사용했다고 진술했는지가 죄명의 근거가 됩니다.


3. 죄명에 따라 양형기준의 권고 형량이 달라집니다

법원은 형을 정할 때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을 참고합니다. 법관을 구속하지는 않지만 실제 선고에서 존중되는 기준입니다. 2026년 7월 1일 수정 시행된 폭력범죄 양형기준은 폭행을 여러 유형으로 나누는데, 여기서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게 됩니다.

  • 공동폭행은 제1유형(일반폭행)입니다. 권고 형량의 기본 구간이 징역 2월에서 10월입니다.
  • 특수폭행은 제6유형(누범·특수폭행)입니다. 기본 구간이 징역 4월에서 1년 10월입니다.

"여럿이 몰려가 때린 쪽이 더 무겁지 않겠나" 싶지만, 기준이 나누는 방식은 그 직관과 반대입니다. 위험한 물건이나 다중의 위력이 더해진 쪽을 더 무겁게 봅니다.

재판까지 갔다고 모두 교도소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람 열 명 가운데 여섯 명 가까이가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2024년 1심에서 상해와 폭행의 죄로 자유형이 선고된 8,941명 중 5,100명, 57.0%입니다 (사법연감 2025).

다만 이 수치는 많은 사건의 흐름을 보여줄 뿐, 내 사건이 어떻게 될지를 알려 주는 예측값이 아닙니다. 재판은 평균으로 결정되지 않고, 한 사람의 사건에는 그 사람만의 경위와 그동안의 노력이 있습니다. 참고로 전체 형사재판에서는 절반 정도로, 1심에서 자유형이 선고된 145,246명 가운데 73,279명이 집행유예를 받아 50.5%였습니다 (사법연감 2025).


4. 전과가 없다는 사실은 일반감경인자입니다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여기입니다. 양형기준은 감경 사유를 특별양형인자와 일반양형인자로 나눕니다. 이름 그대로 무게가 다릅니다.

특별감경인자가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이고, 일반감경인자에 형사처벌 전력 없음이 있습니다. 진지한 반성과 상당한 피해 회복도 일반감경인자입니다.

일상에서 말하는 "초범"과 기준의 "형사처벌 전력 없음"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벌금 전력이나 오래된 전력, 같은 죄명의 전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집행유예를 정할 때도 비슷합니다. 양형기준은 주요 참작 사유가 긍정 쪽으로 2개 이상이거나 부정 쪽보다 2개 이상 많으면 집행유예를 권고하는데, 주요 긍정 사유에 형사처벌 전력 없음과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이 함께 있습니다.

다만 개수를 세는 계산식이 아닙니다. 양형기준 자체가, 개수만으로 갈리지 않으면 참작 사유의 내용과 중대성을 함께 비교해 결정하도록 정합니다. 범행의 위험성과 피해 정도, 범행 후의 태도가 같이 평가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전과가 없다는 사실은 유리하게 고려되지만, 그것만으로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처벌불원과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함께 있을 때 국면이 달라집니다. 합의가 사건을 끝내지는 못해도 의미를 잃지 않는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이것입니다.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최근 양형기준은 공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실질적 피해 회복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 측의 의견과 공탁금 회수 가능성, 피해의 규모와 정도를 함께 살펴 판단하도록 합니다. 합의가 어려워 공탁으로 대신하려면 이 점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5. 상담 전 실무 체크리스트

  • 조서와 출석요구서의 죄명과 적용 법조, 그리고 수사기관이 전제로 삼은 사실관계를 함께 확인합니다. 폭행인지, 특수폭행인지,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 위험한 물건이 문제됐다면 그 물건을 어떻게 사용했다고 진술했는지 적어 둡니다.
  • 함께 있던 사람이 몇 명이었고 각자 무엇을 했는지 정리합니다. 공동폭행 여부가 여기서 갈립니다.
  • 피해자의 상해진단서 제출 여부뿐 아니라 진단 내용과 치료 기간, 상해와 그날 일 사이의 인과관계, 폐쇄회로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함께 확인합니다. 상해가 인정되면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 합의를 시도한다면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반복 연락이나 직접 접촉으로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부적절한 접촉은 오히려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적법한 방식의 피해 회복 시도는 양형 자료로 제출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 전과가 없다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1. 전과가 없으면 벌금으로 끝나지 않나요?

특수폭행에는 벌금형이 있어 벌금으로 끝나는 사건도 있습니다. 다만 전과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위험한 물건이 무엇이었는지와 피해 정도, 피해 회복 여부를 함께 봅니다. 공동폭행이 인정되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어 단순폭행과 같은 범위로 볼 수 없습니다.

Q2. 피해자와 합의했는데도 재판을 받아야 하나요?

특수폭행과 공동폭행의 요건이 인정되면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다만 처벌불원과 실질적 피해 회복은 특별양형인자여서 처분과 형량에 실질적으로 작용합니다. 또 가중 요건이 증명되지 않아 단순폭행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벌불원의 효과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Q3. 둘이서 싸운 것도 공동폭행인가요?

같은 장소와 기회에서 서로의 행위를 인식하고 이용하면서 함께 실행해야 합니다.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답변들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판단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특수폭행으로 입건된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전과도 없는데"입니다. 분명히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다만 양형기준이 그 사실에 주는 무게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수사기관이 어떤 사실로 어떤 법조를 보는지, 그리고 다툴 수 있는 가중 요건이 있는지입니다.


내 사건의 죄명부터 확인해 보세요

적용 법조 하나로 합의가 할 수 있는 일과 권고 형량이 함께 달라집니다. 조서와 출석요구서를 가지고 오시면 수사기관이 어떤 사실로 어떤 법조를 보고 있는지부터 짚어 드리겠습니다. 수원 사무실에서 현재 단계와 준비하실 자료를 함께 점검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을 맡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표변호사가 직접 봅니다.

법률사무소 이룬 · 광고책임변호사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