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고소장, 양식만 채우면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 수리 전에 확인할 네 가지

경찰서 고소장, 양식만 채우면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 수리 전에 확인할 네 가지

피해를 입고 경찰서에 가기로 마음먹은 분들이 가장 먼저 검색하시는 말이 '경찰서 고소장 양식'입니다. 그런데 양식을 구해 빈칸을 채워 제출했는데도, 나중에 사건이 '고소'가 아니라 '진정'으로 접수돼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서류에 '고소장'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해서 반드시 고소로 접수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수사규칙 제21조 제2항은 네 가지 경우에 그 서류를 진정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양식보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채울 것인가입니다.


핵심 정리

  • 기준은 서류의 제목이 아니라 내용이 요건을 갖췄는지입니다.
  • 진정으로 처리되면 고소인에게 붙는 법정 통지와 이의신청이 그대로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수리 전에 확인할 것이 네 가지입니다. 구체적 사실,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 본인의 진의, 그리고 동일한 사실로 이미 낸 고소가 아닐 것.
  • 2026년 10월 2일부터 접수처와 기간 규정이 바뀝니다.

📌 지금 고소를 준비 중이시라면, 아래 내용을 먼저 확인해 보시고 정리가 어려우시면 상담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1. '고소장'이라고 써서 내도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2024년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건을 보면 넷 중 한 건 가까이가 고소로 시작됐습니다. 비율로는 23.5%, 건수로는 40만 5,839건입니다. (범죄분석 2025) 피해자가 직접 서류를 내야 수사가 열리는 사건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경찰수사규칙 제21조 제1항은 민원인이 낸 서류가 고소의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이를 고소로 수리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고소장'이라는 이름으로 제출된 서류라도 네 가지 경우에는 진정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할 수 있다'는 표현에 주의하십시오. 요건이 조금 부족하다고 반드시 진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고, 담당자가 보완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담당자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위 네 가지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서류의 제목이 아니라 진술과 본문 전체를 보고 판단합니다. 다만 그 판단이 제출하는 쪽 손에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차이는 그 뒤에 나타납니다. 고소로 수리되면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지 않기로 했을 때 그 취지와 이유를 서면으로 알려 주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45조의6), 통지를 받은 고소인은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45조의7). 진정으로 처리되면 이 두 가지가 당연히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든 통지와 불복 방법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입건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7일 안에 진정인에게 알려 주도록 정해져 있고(경찰수사규칙 제20조 제1항), 제245조의6의 통지 대상에는 고소인뿐 아니라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도 들어 있어 사건이 입건된 뒤 불송치되면 피해자의 지위에서 이의신청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소인으로 수리된 경우와 절차적 지위가 같다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2. 수리 전에 확인할 네 가지

경찰수사규칙 제21조 제2항은 고소장에 적어야 할 사항을 정한 규정이 아니라, 진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유를 정한 규정입니다. 그래서 아래 네 가지는 법정 기재사항 목록이 아니라 수리 전에 확인할 것입니다. 앞의 셋은 서류에 드러나야 하는 것이고, 넷째는 서류 밖의 사정입니다.

첫째, 구체적인 사실입니다.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구체적 사실이 적혀 있지 않으면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억울한 마음이나 상대방 평가가 아니라,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적으셔야 합니다. 한 문장에 한 가지 일만 담고 날짜와 장소가 드러나게 쓰시면 읽는 사람이 사건을 따라올 수 있습니다.

둘째,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표시입니다. 피해 사실만 길게 적고 처벌을 원한다는 말이 빠지면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피해를 알리는 것과 처벌을 구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마지막에 피고소인을 처벌해 달라는 뜻을 분명한 문장으로 남기십시오.

셋째, 본인의 진의라는 확인입니다. 고소가 본인의 뜻인지 확인되지 않으면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고소인 본인이 서명하고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정확히 적으셔야 합니다. 대리인이 대신 낼 때는 본인의 위임장을 함께 내야 하고(경찰수사규칙 제23조 제1항), 피해자가 아닌 법정대리인 등이 고소하실 때는 그 자격을 증명하는 서면을 함께 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독립해서 고소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

넷째, 같은 사실로 이미 낸 고소가 아니어야 합니다. 동일한 사실로 이중 고소가 있으면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앞서 낸 고소를 취소하셨다면 특히 주의하십시오.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동일한 사실관계로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항).

한 가지 덧붙이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적어 상대방이 처벌받게 할 목적이었다면 무고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형법 제156조). 겁을 드리려는 말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단정해서 적지 마시라는 뜻입니다.

죄명에 따라 고소장의 무게는 크게 다릅니다. 사기는 열 건 중 세 건 이상(36.9%)이 고소로 수사가 시작되지만, 절도는 마흔 건에 한 건(2.5%), 교통범죄는 이백오십 건에 한 건 정도(0.4%)에 그칩니다. (범죄통계 2024) 주 인용원을 범죄분석 쪽에 둔 것은 범죄통계 자료가 2023·2024년에 한해 합계 검산이 4.45%, 1.42%만큼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죄명에 따라 고소가 수사의 단서로 쓰이는 비중이 그만큼 다르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전국 사건의 흐름을 보여 줄 뿐이고, 지금 준비하시는 사건의 결과가 평균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어느 죄명이든 서류에 무엇이 적혀 있느냐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파악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증거는 이렇게 붙입니다

아래는 법령이 정한 기재사항이 아니라 실무에서 굳어진 정리 방식입니다. 규정은 아니지만, 읽는 사람이 사건을 빨리 파악하게 해 줍니다.

증거는 목록으로 만들어 붙입니다. 목격자가 있으면 이름과 연락처, 그 사람이 무엇을 밝혀 줄 수 있는지를 적습니다. 계약서나 이체 내역 같은 서류는 순번과 서류 이름, 작성자를 적고, 물건이 있으면 소유자를 함께 적습니다. 첨부한 순서대로 '증 제1호증'처럼 번호를 붙이고, 사실을 적은 문장 바로 뒤에 괄호로 그 번호를 적어 두면 담당자가 서류를 뒤적이지 않아도 됩니다.

원본은 직접 보관하시고 사본을 제출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는 문제가 된 문장만 잘라 캡처하면 앞뒤 맥락이 사라져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대화 전후가 보이는 범위로, 날짜와 상대방이 화면에 함께 나오게 캡처하십시오. 내보내기로 전체를 저장해 두시면 나중에 대조 요청에도 대응하실 수 있습니다.

돈이 오간 사건이라면 이체 내역만 내기보다 날짜·금액·명목을 표로 정리하고 그 무렵의 대화를 옆에 붙여 두십시오. 서류는 일이 일어난 날짜 순서로 편철하시면 됩니다.


4. 낸 다음에는 어떻게 되나, 그리고 10월 2일부터 달라지는 것

지금 기준입니다. 고소는 서면이나 구술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7조 제1항). 경찰은 고소를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야 하고, 그 안에 끝내지 못하면 소속 부서장에게 보고하고 연장을 승인받습니다(경찰수사규칙 제24조).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지 않기로 하면 그 날부터 7일 안에 서면으로 알려 주고(형사소송법 제245조의6), 통지를 받은 고소인은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45조의7 제1항).

2026년 10월 2일부터 달라지는 것 가운데, 이 글과 관련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고소와 고발은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정해집니다(개정 형사소송법 제237조 제1항). 접수처에서 검사가 빠집니다.

둘째, 3개월 기한이 법률로 올라옵니다. 고소를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완료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개정 형사소송법 제238조가 정합니다.

셋째, 이의신청에 기간이 생깁니다. 지금은 기한 규정이 없지만,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제3항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신청하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관서의 장이 송부일부터 6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연장이 당연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고소장을 내시는 분이라면 접수는 현행 기준으로 이루어지지만, 2026년 10월 2일 이후에 불송치 통지를 받으신다면 이의신청 기한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5. 제출 전 점검표

  •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가 문장마다 드러나는가
  • 처벌을 원한다는 뜻이 분명한 문장으로 적혀 있는가
  • 본인 서명과 연락처가 정확한가, 대리 제출이면 위임장을 챙겼는가
  • 같은 사실로 이미 고소한 적은 없는가
  • 증거에 번호를 붙이고 본문에서 그 번호를 인용했는가
  • 추측을 단정으로 적은 문장은 없는가

6. 자주 묻는 질문

Q1. 인터넷에서 받은 고소장 양식을 그대로 써도 되나요?

양식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양식은 칸만 알려 줄 뿐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위 네 가지를 확인하시는 편이 더 중요합니다.

Q2. 고소장을 냈는데 진정으로 접수됐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나요?

먼저 접수번호와 처리 구분, 그리고 진정으로 처리된 사유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보충 서면을 낼지,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할지, 별도의 고소장을 낼지가 갈립니다. 같은 사실로 이미 수리된 고소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십시오.

Q3. 친고죄는 기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친고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셉니다.

Q4.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 못 하나요?

고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지만, 취소한 사람은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2항).

이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판단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고소장은 잘 쓴 글이 아니라 요건을 갖춘 서류입니다. 억울함을 길게 적는 것보다, 확인 가능한 사실을 순서대로 적고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남기는 편이 사건을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처음 제출하는 서류가 어떻게 접수되느냐에 따라 이후에 쓸 수 있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제출하기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세요

고소장은 다시 내는 것보다 처음에 제대로 내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수원 사무실에서 현재 단계와 준비하실 자료를 함께 점검해 드리고,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법률사무소 이룬 · 광고책임변호사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