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벌탄원서, 공탁 뒤 선고 전에 할 일

엄벌탄원서, 공탁 뒤 선고 전에 할 일

상대방이 공탁했다는 통지가 오면 사건이 끝난 것처럼 읽힙니다. 합의를 거절한 직후든 공탁 통지를 막 받은 직후든, 선고 전인 지금도 피해자 본인이 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엄벌탄원서'는 이런 순간에 가장 많이 검색되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궁금한 것은 문장을 어떻게 쓰느냐가 아니라, 합의 없이도 낼 수 있는 서면이 무엇이고 언제까지 내야 하느냐입니다. 이 글은 공탁금 수령 거절 의사를 알리는 절차와, 처벌 의견을 담은 서면을 언제 어디에 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핵심 정리

  • 합의는 피해자의 권리이지 의무가 아닙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면 거부해도 절차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 통지를 신청하면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고, 진술권을 신청하면 처벌 의견을 말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 공탁했다고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법원은 선고 전 피해자 의견을 들어야 하고, 수령 거절 의사에 따라 공탁금 회수 여부도 달라집니다.
  • 지금이 통지 직후인지 결심을 앞둔 시점인지에 따라 낼 수 있는 서면과 마감선이 다릅니다.


1. 합의는 의무가 아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피해자에 대한 관계」와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참작 대상이라는 것과 합의가 있어야 절차가 진행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죄명에 따라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폭행죄가 그렇습니다(형법 제260조 제3항). 다만 합의를 거절했다거나 공탁금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표시된 것은 아닙니다. 그 밖의 죄명에서는 합의 여부가 절차를 멈추지는 않고 양형에서 고려됩니다.

양형기준(2026. 7. 1. 수정시행)의 감경인자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피해자가 그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받아들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만 인정됩니다(강요·기망 등 자유로운 의사에 따르지 않은 경우, 납득할 사유가 없는 경우는 제외). 합의하지 않았다면 이 감경인자 하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일 뿐입니다. 반대로 거절한 뒤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거절에 대한 불이익을 암시받고 있다면, 그 사정은 상대방에게 불리한 양형 요소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강요죄 등 다른 범죄가 성립하면 따로 판단합니다). 다만 모든 연락이 여기 해당하지는 않고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2. 거부해도 절차는 나를 부른다

합의를 거부한 뒤에도 피해자에게 열려 있는 절차가 세 가지 있습니다.

통지 신청(형사소송법 제259조의2). 신청하면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공판 일시·재판 결과·구속 여부를 통지해야 합니다. 신청해야 통지받을 수 있는 제도이므로, 신청이 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진술권(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고 처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다만 출석통지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면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4항).

열람·등사(형사소송법 제294조의4·제294조의5). 본인·법정대리인·위임받은 가족·변호사가 신청하면 공판기록과 검사 보관 서류의 열람·등사가 허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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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탁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상대방이 공탁했다는 통지를 받으면 더 할 일이 없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러나 공탁 사실 하나로 사건이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권리 회복에 필요한 금전을 공탁한 경우, 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피해자(또는 법정대리인)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2026. 7. 1. 시행). 공탁으로 곧바로 결론이 나지 않고, 선고 전에 피해자 의견을 듣는 절차가 먼저 있습니다.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한 변제공탁은 원칙적으로 공탁한 사람이 마음대로 되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수령 거절 의사를 공탁소에 통고하면 회수가 가능해집니다(공탁법 제9조의2).

이 두 조문은 다시 양형기준의 「실질적 피해 회복」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양형기준은 피해자 의견, 피고인의 공탁금 회수 가능성·의사, 피해 법익의 성질·규모를 신중히 조사·판단한 결과에 해당하는 경우만 인정한다고 정합니다. 공탁 사실 하나로 감경 요건이 자동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6과 공탁법 제9조의2, 그리고 양형기준의 판단요소는 서로 다른 세 규정이 순서대로 이어지는 절차이지 하나의 원리가 아닙니다.

다만 수령을 거절했다고 모든 사건에서 공탁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금액과 시기, 피해 규모, 회수 가능성, 피고인의 회복 노력, 피해자의 의견을 함께 봅니다.

공탁 통지를 이미 받으셨다면 수령 거절 의사를 통고할지부터 판단하셔야 합니다. 아직이라면 4장의 마감선을 먼저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4. 지금 쓸 수 있는 서면

선고 전에 낼 수 있는 서면은 현재 사건이 계속 중인 기관 한 곳에 냅니다(경찰 수사팀·검찰 검사실·법원 재판부). 항소심은 1심과 별개로 새 사건번호로 접수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내야 한다는 법정 기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도착해야 읽히므로, 경찰의 송치 결정 전·검찰의 처분 전·법원의 결심(변론 종결) 전, 이 세 시점을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공탁 통지를 받은 날이나 합의가 결렬된 직후라면 곧바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면 그 뜻을 공탁소에 서면으로 통고합니다(공탁규칙 제49조의2).

서면에는 사건 특정, 지금도 이어지는 피해 상태(치료·학업·직장의 구체적 어려움), 상대방이 사건 이후 보인 태도, 공탁금 수령 거절의 양형상 의사표시, 바라는 처분 방향을 담습니다. 다만 문장 예시나 서식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문안을 그대로 옮기면 오히려 진정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하시는 편이 좋은 것은 법리 반박(변호인 의견서의 영역), 남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것, 구체적 형량 숫자 요구입니다. 서면을 냈다고 특정한 형이 선고되거나 피고인의 공탁·반성 같은 다른 사정이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5. 상담·대응 전 실무 체크리스트

  • 준비자료: 공탁 통지서·연락 기록, 사건번호, 피해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
  • 확인사항: 사건 단계, 마감선, 통지 신청 여부
  •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상대방 측과 직접 협상·연락, 증거 자료의 임의 정리·폐기
  • 기한·절차 유의사항: 항소심은 새 사건번호로 접수, 출석통지에 불출석하지 않기


6. 자주 묻는 질문

Q1. 합의하지 않으면 저에게 불리한 점이 있나요?

합의 여부 자체가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도록 정한 제도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합의는 피고인 쪽 감경 사유가 될 수 있는 요소이므로, 합의하지 않으면 그 사유가 성립하지 않을 뿐입니다.

Q2. 탄원서를 내면 재판 결과가 달라지나요?

탄원서는 재판부가 참고하는 서면 중 하나이며, 제출했다고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형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죄명에 따라서도 크게 다릅니다. 같은 해 제1심에서 자유형이 선고된 사건 중 과실치사상죄는 열 명에 여덟 명 넘게(83.6%, 743건 중 621건)가 집행유예를 받은 반면, 사기·공갈죄는 넷에 한 명(25.0%, 36,807건 중 9,211건)이었습니다(사법연감 2025). 이 역시 전체 분포이며 개별 사건이 어느 쪽인지를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Q3. 상대방이 공탁금을 냈으면 저와 합의한 것으로 처리되나요?

아닙니다. 공탁은 피해자 동의 없이 할 수 있어 합의와 별개이며, 공탁 사실만으로 실질적 피해 회복이 자동 인정되지 않습니다.

Q4. 공탁금을 받으면 손해배상은 더 청구할 수 없나요?

받았다고 청구권 전부가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전액을 갚는 취지로 공탁했는데 아무 말 없이 받으면 그 취지대로 받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일부로 받는 것이라면 그 뜻을 밝히고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것은 민사상 변제 효과에 관한 이야기이고, 형사에서 합의했다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판단은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합의는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지, 반드시 해야 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거부한 뒤에도 통지 신청·진술권·열람등사 같은 절차가 남아 있고, 공탁 뒤에도 법원의 의견 청취와 회수 제한 규정이 함께 작동합니다. 지금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필요하시면 상담에서 함께 점검해 드리겠습니다.

법률사무소 이룬 · 광고책임변호사 김동현